2014.06.15 SUN
드디어 대회당일.
알람을 7시반에 맞춰놓고 잤었는데 7시에 잠에서 깼다. 비몽사몽간에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난 설겆이. 쏠라씨는 요리, 형들은 침구정리.
뚝딱뚝딱하더니 비쥬얼 극강인 쏠라씨표 요리 등장!
돼지김치볶음.
진짜 눈물나게 맛있었다.
나 : 오.. 진짜 맛있다. 이거 간단하게 만들수있어요?
쏠 : ㅇㅇ 그냥 어제 남은 김치랑 돼지고기랑 넣고 볶은거예요
나 : 오.. 근데 이 초록색은 모예요?
쏠 : 상추요
나 : 양념은 안한거예요?
쏠 : 쌈장 적당히
나 : 국물은요?
쏠 : 알아서 우러나와요
나 : 고기랑 김치만 넣었담서요
쏠 : 네
요리사에게 비법을 물어보는건 실례였던걸까 -0-
암튼 난 원래 아침에 매운거 절대로 안먹는데 밥한그릇 싹 비웠다ㅎㅎ
식사를 마치고, 아주 약~~~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대회 준비를 했다.
서로의 등에 번호표를 붙여준뒤 자전거를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자전거에 번호표와 기록칩을 부착하니 또 두근두근 거린다.
흠.. 멋진걸..
네개다 화이트. 어느하나 망가지는일 없길.
...
10시에 대회시작인데 대회장도 구경할겸 9시쯤 출발하기로 했다.
날씨도 화창하고, 다들 컨디션도 좋아보였다.
끄댕형이 DSLR을 가져간다길래 내 가방을 빌려줬다. 끄댕형이 카메라를 가져가면 작품사진들이 많이 남을테니 우리야 좋긴하지만...
2kg의 카메라를 들고 73km 대회코스를 완주한다라..
난 못한다 못해;;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펜션을 나섰다.
일단 차에가서 짐싣어놓으러 펜션 바로앞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장이 넓어서 각자 슬렁슬렁 몸푸는중.
부릉부릉~~!!
대회 시간이 다가오자 주차장 바깥으로 자전거 무리들이 슝슝 지나가기 시작했다.
와~ 진짜 선수처럼 멋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난 팀져지 입은 사람들이 정말 멋있게 보였다.
[대회에선 팀져지가 갑이구나... 다음에 대회나갈땐 팀져지 입고 나가야지!]
암튼 우리도 늦지않게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장으로 가는 도로는 어제 마실다녀오던 도로와 완전 딴판
버스와 수많은 자전거, 사람들로 가득가득했다. 새로운 세상에 온듯 난 계속 두리번두리번~
신기해!
신난다!
신난다아~!!
헤죽헤죽 웃으면서 화천중고등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화이팅!!! 멋지게 완주해냅시다!!
트랙을 따라 한바퀴 돌아봤다. 단체 팀부스도 있었고, 홍보부스도 있었고..서로의 고글안에서 눈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것같다.
학교가 커서그런가.. 사람은 많은것같은데 가득차보이지는 않았다.
행사가 시작되었고 군대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가슴에 손얹고 애국가를 불러보았다. 묵념도하고..
높으신분들의 축사가 있었는데 센스있게 딱 한마디씩만 해주셨다. 길게하면 절대안되는 날씨였다.
이제 대회시작.
각부문별로 집합해서 질서있게 출발선으로 향했다. 깔끔한 진행이 마음에 들었다.
여자 베테랑부문에 있는 쏠라씨랑 같이 출발하기위해서 우린 잠시 뒤로 빠졌다.
...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
이 사진만 보면 왠지 감격스럽다.
...
쏠라씨가 합류한뒤 스타트 라인으로 이동했다.
두근두근..
로드경력은 세사람보다 많아봐야 몇개월뿐인 나.
경험도 실력도 다른 로드인에 비하면 진정한 초보자다.
다행히 이 세사람은 날 크게 의지하지 않지만ㅎㅎ
티는 안냈으나 완주를 목표로 잘 리드할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이 들었다.
일단 계획대로 평지에선 내가 선두로 나서기로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클릿소리
딸깍딸깍딸깍딸깍
후웁~!
심호흡 크게하고~
73Km DMZ 코스 출발!!
코스 초반 10Km 구간은 거의 평지다. 우린 무리하지않고 평속 25km/h 정도로 천천히 달리고있는데
사진에서 보이듯 가끔 20명정도의 팩이 쓔와왁~ 지나가곤했다. 트럭지나가듯이 후폭풍이 몰아치는 기분;
우아우아~ 멋있다!!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추노의 페달질이 발동걸리려고 했지만 잘 참았다.
저 속도로 해산령 만나면 우린 반드시 털릴게 분명하기때문에 무리할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더 중요한건 내가 속도를 올려도 이들은 따라붙지 않는다...-0-;
슬립스트림이 얼마나 편한건지 잘 아는 우형은 아주 부담스럽게 바싹 붙지만ㅎㅎㅎ
쏠 : 원기씨 왜 저럼?
끄댕 : 몰러.
그렇게 차분~하게 달리는데..
어디선가..
업힐의 기운이 느껴진다.....
쏠 : 저거 아니야????!!!! 어떻게!!!!!
나 : ㅎㅎㅎㅎㅎㅎ
길게 늘어진 수백대의 자전거가 마치 뱀처럼 구비구비 산을 오르고 있었다.
해산령
해발700m. 13.5Km
START
난 쏠라씨 페이스 조절을 도와주기로 했다. 쏠라씨는 힘을 아끼지않는 업힐을 하곤했다. 모든 페달링에 최선을 다하는 타입.
잘 아는 코스에서 어택을 하기에는 좋지만,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긴 업힐을 할때는 중간에 힘이 다 할수도있다.
이날도 업힐을 시작하자마자 해맑게 웃으며 슉슉 다 제끼고 올라가길래 옆에 딱붙어서 자제시키며 시작부터 풀파워를 내지 못하도록 했다.
솔라씨 케이던스와 속도에 맞춰서 안정적으로 오르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이때 뒤에서 붕붕붕 폭풍 댄싱을하며 올라가는 끄댕형
음??
오 사진!!
사실 업힐에서 먼저 치고올라가도 멈추는 순간 금방 따라잡히기 때문에 허둥지둥 카메라 세팅을 하고있는 끄댕형이 바로 보였다ㅎㅎㅎ
무지 힘들텐데 대단한 형이다;
참 긴 업힐이다.
한참을 올라가고 있는데 사진찍느라 뒤처졌던 끄댕형이 어느새 따라와 붙었다. 셋이서 화이팅하며 오르고있는데
풀숲에 있던 스탭한명이 "이제 400m 남았어요~~!! 쪼기만 넘으면되요~" 하고 알려줬다.
오 그래? 얼렁가서 포토존 만들어놔야겠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남겨뒀던 풀파워 방출!
폭풍댄싱을 구사하며 슝슝슝슝 앞에사람들 다 제치며 올라가는데 뭔가 나만 비디오 빠르게 감기 하고있는 기분이랄까;;
신나게 헤죽헤죽 웃으며 치고 올라가는데..
올라가는데..
올라가도..
올라가도..
왜 안끝나 -0-;;;
400미터는 무슨. 적어도 2km는 더 올랐고. 내려가서 그 스탭을 다시만나 물통으로 조준하고 나한테 왜그랬어요 라고 묻고싶었지만...
어쨌든 정상이니 기분좋아 넘어가기로했다. 흠흠..
여기서 1차 시간 계측!
한참전에 먼저 올라갔던 우형과 상봉한뒤 같이 해산령터널을 통과했다.
해산터널 진짜진짜 길다. 2km나 되는 터널.
뜨거운 햇볕때문에 몸이 엄청 달궈진 상태였는데 터널에서 힐링했다.
해산령 클리어~
터널을 나오면 물이랑 바나나, 초코파이를 보급해주는데 물이 동난듯. 자원봉사자분들의 얘기를 주서들어보니 물통에 물을 가득채우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고...그래도 되는건지 안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난 못 마셨으니까...
곧 도착한 끄댕형과 쏠라씨! 무정차 클리어!!!! ㅜㅜ 정말 끝을 알수없구만!!
뭔가 굉장히 잘 어울렸던 모습이였다.
이제 해산령 넘었으니 함묵령이 남았다.
조사할때 해산령보다는 쉬워보였던 함묵령. 그렇게 철썩같이 믿었던 우리....
함묵령이 잊지못할 업힐중 하나가 될줄은 그때 난 상상도 못했다.
-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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