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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Hobby

용문~경포대 라이딩

2014/08/01

 

년 생일 선물로 내가 나한테 큰맘먹고 사줬던 로드자전거 엘리엇.

 느새 로드 입문한지 1년이 지났고, 기념 라이딩을 다녀오기로 했다.

 지난 3월에 서울에서 상주까지 갔었으니, 이번엔 안동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가보려 계획 했었다.

출발일은 7월25일로 잡고, 코스랑 일정을 짜고있었다.

 

...

 

그러던중에..

일출일몰 라이딩이라는걸 듣게되었고, 궁금해서 후기를 읽어보았는데

강릉에서 일출을 보고 바로 출발해서 서해에서 일몰을 보는 것이 목표인 장거리 어택 라이딩이였다.

굇수들이 도전해도 성공한 사람이 몇 안되는 어마무시한 라이딩인 것 같았다.

근데 보다보니 대관령은 한번 가보고 싶어졌고, 강릉가서 바다 보고 돌아오는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

 

그래서 급 코스변경!

 

 

 

용문 → 강릉

 

 

 

 

7월25일에 휴가를 쓰고 다녀오려고 했으나.. 장마기간이라 비가 그치질 않았다.

 

BBBBBBBBB

 

전날까지 기상정보가 바뀌길 간절히 바랬지만, 우산 아이콘만 더 늘어날뿐이였다...

어쩔수없이 한주 미루기로 함

 

 

 

 

 

 

...

 

 

 

 

 

 

2014.07.31 THU

 

쏠로 도전으로 계획을 짜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끄댕형의 갑작스런 동참 선언!

외롭진 않겠군ㅎㅎㅎ

 

 

[여행 대비 구매품]

 

 

 

이번에도 클린처로 가기로 했고, 겸사겸사 많이 마모된 자피로 타이어를 지난주에 새 타이어로 교체했다.

평가가 좋은 컨티넨탈 사천성 타이어를 사려다가 슈발베원으로 샀다.

모두가 사천성사천성 그러니까 괜히 딴거 사고싶었다

​훗!

 

그리고 하루 코스인데 가방을 메고가기가 불편할 것 같기도해서 안장가방도 하나 샀다.

토픽 몬토팩 1.7L

바람막이랑, 간식, 썬크림, 휴대용충전기가 알차게 들어간다. 만족만족.

그리고 여분 튜브랑 체인오일​


 

 

 

 

출발준비 완료!

 

 

 

 

 

 

...

 

 

 

 

 

2014.08.01 FRI

 

 

제 라이딩 준비하느라 12시쯤 누웠는데, 다행히 알람소리 잘듣고 일어났다.

내가 여태껏 회사에 휴가를 내고.. 새벽에 일어나는걸 해본적이 있었나....(?)

일어나서는 정신못차리고 뭘해야될지 모른채 멀뚱멀뚱 벽만 바라볼게 뻔하기에

어제 미리 거실에 챙겨갈꺼랑 져지랑 다 펼쳐놨다.

허물벗듯 스르르르 환복하고, 나갈채비를 마친뒤

상봉에서 용문행 첫차를 타야하기때문에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5:20분 첫차.

10분정도 여유있게 도착했다.

맨끝으로 가서 열차 기다리는중.

 

 

 

 

 

 

 

 끄댕형 기다리려고 들어온 용문역 대합실.

 

출발전

...​

 

 

 

끄댕형을 만나 밖으로 나왔다.

 

 

 오늘 나의 동지 끄댕형.

힘들겠지만, 꼭 성공하자구요!

 

 

 

 

 

...

 

 

 

 

 

 

 

AM 7:05

 

 

도전!

 

 

선선한 아침 날씨였다. 역풍이라 속도내기가 어렵긴했어도 하늘에 가득가득한 구름이 해를 가려서 뜨겁지는 않았다.

평속 25~30으로 달리려는데 몸이 안풀려서 조금 버거웠다.

 

 

나 : 아~ 힘들어~~

끄댕 : 그치? 나만 힘든거 아니지???

 

 

 

 

고개를 들라 전사여.. 

 


 

 

 

첫번째 업힐 도덕고개를 향해 가는중.

 

 

 

 

 

 

 

 

4km 거리에 평균경사도 4%정도의 도덕고개 업힐은 생각보다 많이 무난했고, 힘들지도 않았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

(이때 이후로 여유는 없음)

도덕고개를 넘어서면서부터 강렬하게 뜨거워졌다.

(이날 폭염주의보에 외출하지말라고 통보문자까지 왔었다고....)​

 

 

 

 

갈길이 멀구나~

 

 

 

 

 

 

 

 

 

 

터널을 빠져나오면 좌측으로 횡성시내가 보인다.

우린 계속 고고

 

 

 

...

 

 

 

 

휴식시간

 

한시간 반정도 달린뒤 길바닥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늘진 비탈길이였는데 은근 아주 명당이였다. 

잠깐만 쉬고 다시 일어섰다.

오래쉬면 금새 멘탈이 약해지니까 쉬는시간은 칼같이 지켜야된다.

 

 

 

 

 

 

 

 

이제 황재 업힐하러 출발~

 처음엔 이렇게 사진도 찍는 여유가 있었으나...

 

  

서서히 경사가 가파라지기 시작하고..

 

 

쓰읍..

 

엄청나구만;;

 

이거 장난아닌데...

 

 

moon_mad_angry_edition-18

크아..

 

정말 멘탈이 한계에 임박한 그 순간!

 

 

 

 

살며시 정상표지판이 나타났다.

 

 

5.7km / 평균경사도 5%

 

 

후...

황재.. 진짜 환장하겠네 -0-

이렇게 힘들줄이야....

너~~무 길게 느껴졌고, 더웠고, 갈수록 쎄지는 경사도 보통이 아니였다.

 

 

 

 

황채업힐 클리어

 

 

 

 

 

...

 

 

 

 

 

AM 11:00

 

 

둘다 아침도 제대로 안먹고 황재까지 왔으니 얼른 내려가서 밥을 먹어야했다.

 

 

 

적당한 위치에 있는 하나로마트 둔내점.

2층에 있는 마트에 가서 파워에이드 보충하고, 1층에있는 식당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육회비빔밥

배고파서 싹싹 비웠다.

 

여기서 끄댕형이 많이 힘들어 했다. 진짜 심각할정도여야 아프다고 말하는 형인데..

일단 좀 쉬면서 상태를 보기로했다. 

 

 

 

뜨거워 ㅜ0ㅜ

 

 

 

누워서 쉬는게 좋을 것 같아서 바로 앞에있는 둔내고등학교로 들어갔다.

 

 

 

 

30분정도 누워서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형도 잠깐 눈좀 붙이고나더니 다행히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

밥먹고 낮잠(?)도 잠깐 잔 상태라 몸이 나른했지만, 늘어질 여유가 없었다.

미안했지만 끄댕형을 재촉해서 바로 출발했다.

 

 

용문에서 강릉까지 네이버지도로 길찾기하면 태기산쪽으로 안내하지 않는다.

태기산 업힐을 하려면 둔내에서 방향 잘잡고.. 정신도 잘잡고....

 

 

안녕히가시길...

 

 

 

불끈!!

힘내요..

 

곧..

 

태기산이 나타날꺼니까...

 

 

 

쩌~~~어기 산 위에 보이는 풍차가 거대하게 보이면 태기산 정상이라는데...

 

 

 

멘탈붕괴 현장

 

꾀 많이 올랐고, 엄청나게 지친 상태에서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것처럼 무지막지한 오르막이 눈앞에 펼쳐지면,,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moon_mad_angry_edition-12

 

또 히죽히죽 썩소를 한가득 머금고 올라가는 나.

좋아서 웃는것도 아니고...

 좀 어이가 없어서 웃는건가 싶기도하고..​

가끔 지나가는 차들중에 경적소리로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곤했다.

 

 

빵빵~빵 빵빵!

 

 

고맙습니다~

진짜 힘이났어요~

 

 옷! 풍차가 거대해졌어!!

 

 

 

 

아자아자! 정상!!

 

5.6km / 평균경사도 6%

 

진짜 더럽게 기네;; 푸후...

 

 

태기산 정상에 도착하니 차로 올라와서 쉬고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게 보인다.

아까 올라가면서 응원해줬던 차가 몇대 서있었고, 몇 사람이 와서 신기한듯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내가봐도 신기한데 이런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미쳐.. 아니 대단해보일지..;;

 

 

나 : ㅎㅎㅎㅎㅎㅎㅎㅎ

끄댕형 : ㅎㅎㅎㅎㅎㅎㅎㅎ

 

moon_mad_angry_edition-6

 

 

 

 

 

...

 

 

 

 

 

 

이제 내가 알기론 더이상 이런 어마무시한 업힐은 없는걸로 알고있으니

맘편하게 다운힐을 즐겨보도록 했다.

 

 

 속사리재 업힐 가기전에 잠깐 휴식

 

멈추면 무조건 눕는거다ㅎㅎㅎ

 난 자유시간 흡입중

 

 

완소아이템. 태양열 핸드폰 충전기.

회사 워크샵갔을때 선물로 받은건데 배터리 금방다는 아이폰 쓰는 로드인에겐 참 좋은 물건인듯.

 

 

사실 저 앞에있는 평창휴게소에 들려서 간단하게 뭘좀 먹으려고했는데 국도에서는 갈 방법이 없었다.

배가 살짝 고팠지만 참고 출발하기로 했다.

 

 

 

평균경사도가 6%나 되지만, 2km밖에 안되는 속사리재 나름 간단?하게 넘어재끼고

 

바로 이어서 횡계 가는길

 

 

 

 

힘내자힘!

 

 

 

 

 

 

음료가 다 떨어져서 횡계 업힐하기전 진부 마트에 들렸다.

 

 

 

 

 

 

 

횡계업힐은 도로가 엄~~청 넓다.

넓으니까 앞이 쫘악 다 보인다. 내가 올라가야하는 모든게...

 아주 기가막힐노릇이구만..

 

 

 

대단한 정신력의 끄댕형.

 

3.8km / 평균경사도 5%

 

횡계업힐도 클리어.

 

 

 

 

 

...

 

 

 

 

 

해가 많이 저물어서 답답했던 버프와 팔토시를 벗었는데 날아갈듯한 상쾌함이 밀려온다.

예상시간보다 늦어지고 있기도 하고, 대관령도 이제 코앞이니 바로 출발했다.

 

 

 

왼쪽길로 내려가면 대관령 옛길이 나온다.

갈색표지판에 나와있는데로 좌측 대관령옛길로 들어가면된다.

 

 

도로 포장한지 얼마안됐는지 굉장히 깔금했다.

 

 

풍차다!  나이스 마지막!

경사는 매우 약하지만 많이 지친상태라 쉽게 오르진 못했다.

 

암튼 드디어..

 

 

 

보인다.

 

대관령 기념비가..

 

 

그리고..

 

 

 

 

 

 

 

대관령 정상!

 

 

moon_and_james-20

 

 

멍.....

끄댕형 : 이렇게 힘든 코스인줄 몰랐어....

 

 

 

 

정상에서만 볼수있는 끝내주는 경관

실제로는 더더더더 멋있었다.

 

 

 

...

 

 

 

대관령 다운힐은 오늘 하루종일 올라온거 한방에 다 내려가는듯한 거리..

대략 13km??

이렇게 길게 다운힐한건 처음이다.

 

 

 

144km에 다운힐 시작했는데 내려와서 가민보니 157km..

이걸 반대로 어떻게 올라간다는거야..-0-;; (언젠간 도전하겠지만..-0-)

암튼 내려오는데 손모가지 나가는줄 알았다.

 

 

 

 

 

 ...

 

 

 

 

 

 

 

음..... 강릉에 왔다..

moon_mad_angry_edition-10

 

 

 

 

 

도착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경포대로 가는 길에서 위험하다 싶을정도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도저히 안될것같아서 오늘 처음으로 끄댕형한테 먼저 쉬자고 얘기를 했다. 목소리도 잘 안나왔다.

 

나 : 혀엉~...나 힘들어요...ㅜㅜ;;;

끄댕 : 잉???

 

 

 

moon_special-19

 

 

 

 

 

 

그리고 그대로 널부러짐..

 

 

 

봉.크.

 

 

 

아까 평창휴게소에서 에너지 보충을 했었어야 됐는데.. 그걸 못한게 치명타였다.

누워있는데 심장이 엄청나게 빨리 뛰었다.

 

크....5km밖에 안남았는데 50km가 남은것처럼 멘탈이 약해졌다.

그래도...

그래도 가야한다.

 

진짜 겨우겨우 일어나서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다리가 후둘후둘...

 속도가 평지에서 5키로도 안나올정도..

 

 

 

그리고 5분뒤..

 

 

 

...

 

 

 

 

털썩

 

 

 

 

그대로 기절;

 

귀에서는 윙~~~소리도 나고, 가끔 환청도 들리고..

 정말 에너지가 0 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몸에서 에너지를 쥐어짜내서 숨은 쉬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는듯한 기분이랄까..;;;

 

정신이 들었을때 일어나야 될 것 같았다.

힘겹게 자전거에 몸을 올려놓고 다시 출발했다.

다행히 내리막길이였는데 엘리엇이 나를 업고 가는 듯했다.

최대한 많이 굴러가주렴 ㅜㅜ 

 

 

10키로도 안되는 거리를 한시간이 넘게 걸려서 도착한 경포대

 

 

 

 

 

난 제발 아무데나 들어가서 밥을 먹고 싶었지만, 끄댕형이 엄청 맛있다는 순두부집을 가자고해서 겔겔겔 거리면서 따라갔는데..

죽어가는 동생을 버리고 선택한 그 순두부집은 문을 닫으셨더라...

 

 

moon_mad_angry_edition-24

 

 

 

 

 

나 : (설마)닫았....어요?

끄댕 : 으..응. 그르네?ㅎㅎㅎ;; 아무거나 먹자 갈비먹자 갈비. 저기? 저기?

나 : 아무데나가!!!!!!(반말했지만 끄댕형이 이해해준듯ㅡㅡ;)

 

 

눈앞에 보이는 갈비집으로 돌진

 

 

 

 

고기 나오기전에 양파샐러드랑 반찬을 거지처럼 다먹었다.

마치 중국영화에서 그릇을 입에대고 젖가락으로 입에 막 쑤셔넣는 것처럼...

허겁지겁 먹고나니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무서운 봉크;

 

 

몸이 회복되는 시점에 오한 비스무레한게 오길래 밖으로 나왔다.

 

 

 

 

...

 

 

 

 

 

 

PM 10:00

 

 

11시 버스를 타야되기때문에 터미널까지 가는시간도 있으니 30분정도만 해변가에서 쉬기로했다.


 

 

 

바다..

 

화려하고, 사람들로 가득가득한 도로 분위기와는 반대로

해변가는 평온했고, 바닷소리도 좋았다.

 

잠깐 머물렀는데.. 왠지모르게 이 바다의 느낌이  계속 떠오른다.

다음엔 여유있게 걸어보고싶다.

 

 

 

...

 

 

 

힘보충 완료

 

11시 버스를 반드시 타야만했던 끄댕형.

강릉에서 1년인가 살았어서 지리는 빠삭했다.

터미널까지 쏘겠다길래 난 뒤에 바짝붙어서 마지막을 편안하게 달렸다.

20분도 안걸려서 터미널 도착!

 

 

 

 

 

심야우등버스

강추! 편안함을 이루 말할수 없음ㅎㅎ

 

 

 

라이딩 종료!

 

서울로 복귀!

 

 

 

 

 

고생했어요~~

 

 

한 10분정도 수다떨다 둘다 그대로 골아떨어짐.

그리고 2시간반만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다. 엄청 빠르네;

내리자마자 각자 택시잡고 집으로 복귀했다 ㅎㅎ

 

집에 도착해서 씻고 침대에 누우니 새벽4시

 

 

 

moon_and_james-10

 

 

 

 

 

 

[라이딩 기록]

 

 

 

...

 

 

 

 

 

 

 

 

다음날

 

 

 

 

 

 

 

오랜만에 자전거 분해 청소하고, 방도 대청소 한 뒤~

영화보고, 노래듣고, 핸드폰 게임하고

하루종일 방안에서 뒹굴뒹굴

 

  

 

 

 

 다음엔 어디를 가지?

 

ㅎㅎ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