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5
광복절 휴일도 다가오고하니 어떤 라이딩을 다녀올지 생각해봤다. 계속해서 미루고있는 낙동강 국토종주는 이번에도 미루기로하고... 로드입문후 가~끔 들었던 악명높은 화악산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화악산을 가기로한 이유는 다른건 없고, 지지난주에 강릉 갔을때, 처음부터 대관령을 오르면 어떨까? 라는 궁금증을 품었었다. 그 정신나간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녀석을 고르다 이렇게 돼버린것.. 나름 업힐 잘하고 좋아한다는 사람들도 역시 화악산이라는 후기를 쓸정도니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았다. 거기다 난 가평5고개를 넘고 집까지 라이딩으로 복귀하는걸로 계획했기 때문에 그날 코스는 상당히 두근거리는 도전이였다. ... 8/13 WED 몸상태를 조금 끌어 올려놓기 위해서 퇴근하자마자 북악으로 향했다. 화악산을 가는만큼 내 상태도 체크해볼겸 경사도가 쎄다는 한성대입구에서 출발하는 북악업힐을 선택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한성대입구 -> 팔각정 정말 어마무시하다..-0-;; 앞바퀴 들리는줄.. 개인적으로는 아리랑고개 방향 / 사직방향 코스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이 들정도였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정릉쪽에서 올라오는 코스랑 비슷한 난이도이지 않을까 싶다. 8/14 THU 장거리고, 쏠로라이딩이니 클린처로 가는게 안심이 될테지만, 조금이라도 업힐에 도움이 되기위해 펑크대비를 포기하고 튜블러로 가기로했다. 간단하게 준비물을 챙기고, 마지막 준비물로 태극기를 만들기로했다. 인쇄 지잉~
잉크가 다 떨어져서 빨간색이 보라색으로 나와버렸다;; 다른거면 대충 하겠는데 태극기에 보라색이라니..
방법이 없으니 조카 색연필로 덧칠했다;;(이게 최선)
어설프지만 완성~~ 의미가 중요하니까...
깃대는 육각렌츠 안쓰는거 ㅎㅎ
...
8/15 FRI
첫차를 타기위해 간신히 눈을 떴다. 첫판부터 화악산이니만큼 아침을 먹고 가기로했다.
그리고 새로산 양말..
지금까지는 아무양말이나 신었었는데 우연히 자전거 양말을 신어봤을때 통풍도 잘되고 느낌도 좋았다.
그래서 구매했는데 해외배송이라 일주일 넘게 걸림.
회사사람들이 무슨 양말을 해외배송으로 사냐고 굉장히 어의없어했지만ㅋㅋ
어쨌든 난 만족~
첫차를 타려고했는데 약간 늦장부려서 두번째 차를 타기로했다.
30분정도 텀이 생겨서 여유있게 상봉역으로 갔다.
어제 만든 태극기는 이렇게 안장가방에 꽂아주었다.
...
휴일이라 사람이 많을줄 알았는데 이른 시간이라 다행히 별로 없었다. 조금뒤면 바글바글 할테지만;;
자전거를 거치하는데 옆에 라이더 한분이 자전거 휠을 거치시키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길래 도와드리려고 다가가는 순간
내눈에 들어온 로드의 형체..
광이 번쩍번쩍 나는 프레임에.. 타이어에서는 윤기가 흐르며.. 스프라켓의 은색이 눈이 부실정도인 완전 새 바이크..
거기다 자이언트 프로펠..
"아... 못만지겠네요;;ㅎㅎ"
그러고 난 착석
프로펠 주인의 친구분 자전거는 자이언트 TCR 이였는데, 그것도 새거.. 암튼 두분은 춘천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
가평역에 도착했다.
다음주면 헤어질 엘리엇..
지금까지 그랬듯 오늘도 잘 부탁한다.
Let's GO!
아침부터 햇살이 강렬하다. 구름이 많다고해서 내심 선선한 날씨를 기대했는데..
가평역에서부터 20km정도 달리면 화악산 업힐이 시작된다. 그정도면 예열하기엔 충분하니 무리하지않고 달리기로 했다.
풍경사진을 찍으며 룰루랄라 달리고있는데 갑자기 옆으로 슝슝슝슝 하더니 로드 몇대가 지나갔다.
오잉..
평속 35~40정도로 달리는거 같은데..
분명 선두가 여자분이였던거 같은데..
암튼 뭐..
대회하는 기분도 나고 재밌을것 같았다.
슬슬 화악산 업힐이 시작됐다.
처음에 지나쳐 갔던 두분이 앞에 보였다.
져지가 아는 동호회의 팀져지라서 지나가면서 서로 인사나눴다.
오!! 보인다~
화악산 업힐이 11km정도 되니까 초반에 무리하게 따라가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페이스 유지하며 슬금슬금 전진했다.
주황색 라이더분은 일행 세명을 뒤로하고 먼저 치고 올라가셨고,
난 한분과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한참을 올랐다.
5km정도 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다. 경사도 심할정도는 아니고 급격한 헤어핀도 없었다.
그래도 슬슬 지쳐갔다.
그리고 얼마뒤.. 1등급 산악임을 증명하듯 아주 후왁!! 후왁!! 꺽어져 솟아오르는 헤어핀들의 연속
위에 사진을 보면 헤어핀 돌고 바로 또 헤어핀. 그리고 어마어마한 경사
또 후왁!!!!
아......
아.........
정신차리자..
살이타건말건 버프는 내린지 오래.
땀 줄줄줄줄...
가민이 멈춘건가..?
더워서 고장난걸꺼야..
아까랑 거리가 똑같잖아?
흐흐흐흐흐..
그럴리가 없는데말야
흐흐흐흐
가민이 고장났어.
흐흐흐흐
호주아저씨 고쳐줘요
흐흐흐
영혼이 90프로쯤 나갔을때
남은 10프로도 아낌없이 털어가려는 헤어핀들..
후왁!!!!
후악!!!!!!!!!!!!!!!
미쳤어..
진짜 이런데서는 댄싱을해도 힘든데 사진찍으려고 시팅으로 오르고있으니.. 나도 미쳤지..
암튼 내가 기자도 아닌데 사진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함
그리고 잠시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다.
평화의 쉬는시간은 경사도가 10%일때..
!!!!!!
아...
어..?
저기 뭔가 익숙한 파란게보인다.
파란거가...
나이스~!!
화악산 성공!!
힘들다.
진짜많이 힘들다.
화악산은 정말 많이 힘들다
화악터널 바로앞까지 갔다가 다시 주차장쪽으로 내려와서 쉬었다.
같이 시작했던 사람들중엔 제일 먼저 올라오긴 했지만, 주황색 남자분은 중간중간 일행을 기다리느라 멈추셨던거고,
오르면서 세번이나 날 여유있게 제치셨다. 진정 괴물이십니다;
일행 두분을 기다리는동안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 나의 계획을 들으시더니 약간 놀래시는듯한....
암튼 오래쉬면 더 힘들다고 하시며 바로 출발한다고 했다.
나도 주섬주섬 다시 세팅하고는 사진찍어드리고 나도 찍어달라고 부탁드리려했는데
"사진 안찍으세요?ㅎㅎ"
"우린 안찍어요"
슈웅~
다운힐 같이 하자고 하시며 바람처럼 내려가셨다.
정상에 뭐 돼진지 곰인지 동상같은게 있다는데 어딨는지를 못찾겠다;
암튼 다음에 사진 찍기로하고 스피드 올리며 다운힐 하는데 다운힐도 엄청 잘하셔서 따라갈수가 없더라
다운힐을 마치고 갈림길에서 코스가 달라 방향이 다르니 고수분들과 헤어졌다.
...
자 다음!
와나..
이런 실내고개가
힘들어서 좀 앉으려고해도 마땅히 쉴때도 없는 실내고개
에너지 보충할겸 잠깐 쉬면서 원격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집에서 굴러다니던 미니삼각대. 혼자 라이딩할때 쓸만한걸
오.. 튼튼하군
...
실내고개 다운힐을 하고나면 바로 수피령 업힐이 시작된다.
오르기전에 슈퍼에서 파워에이드 풀충전!
업힐하기전에 미리 거리를 계산해 놓는다.
정상이 몇키로 남았는지 알아두고 페이스를 조절했다.
여긴 화악산인가..
3.2km가 왜이렇게 길어???!!!!
8%가 80% 같어???!!!
다리가 후둘후둘..
집에가고싶다.
근데..
배고프다
가는길에는 식당이 없는것같아 반대방향의 근남면으로 들어갔다.
식당 간판에 '불' 자가 활활 타고 있길래 음식이 메운가.. 했는데
겁나 뜨거움 ㅡㅡ;
입천장 다데임
식사하시는 아저씨들의 질문공세를 받으며 30분정도 쉰 뒤에 식당을 나왔다.
혼자라이딩을 하면, 혼자있다보니 주변에서 엄청 물어본다.
대부분의 질문은 똑같다ㅎㅎㅎ
...
소화도 시켜야되고 하니 천천~히 달렸다.
가평5고개중 남은 업힐은 2개
하오재와 도마치재
하오재는 난이도도 낮고, 지금 쉬고난 타이밍이라 어렵지 않게 오를수 있을테지만, 그 다음에 있는 도마치재는 좀 두려웠다.
집에 가려면 넘어야한다.
왼쪽 도덕교를 지나면 바로 하오재업힐 시작
ㅎㅎㅎ 솟아오르는구나~
사실 내 댄싱이 힘을 많이 소모하는 스타일이였다.
거의 대부분 저단으로 오르다 댄싱을 하게되면 고단으로 올리곤 했다. 그러다보니 체력소모도 크고..
근데 지난주인가 사직공원에서 팔각정까지 오르는데 다른느낌의 댄싱을 발견했다.
사실 업힐하면서 흥얼흥얼 거리다 발견한거
"누르다보면 올라가니까아~♪ 누르다보면 올라가겠찌이~♬"
기존엔 앞으로 나가려고 힘을 쓰는 반면, 이건 모랄까..
몸이 스프링처럼 통!통! 튀고.. 그러다보면 올라가졌다.
대신 속도는 느리지만 가볍고, 편하게 오를수 있더라
이 댄싱 스타일을 익혀두지 않았다면,
오늘 화악산에서 댄싱하다 다 털려서 나머지 업힐은 아마도 거의 시팅이지 않았을까 싶다.
하오고개는 생각한데로 어려운 난이도는 아니였다.
터널길이도 1.5km나 되고, 가평 5고개중 약간 숨을 고를수 있는 업힐.
도마치재 만나러 좌회전
광덕편의점 앞.
편의점 앞에는 고가의 바이크들이 주르륵 주차되어 있었다.
도마치재에서 코너링 연습을 준비하는것 같았다.
십대때부터 이십대 후반까지 거의 10년을 바이크를 탔었는데..
비록 바이크를 접은지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런 멋진녀석들을 눈앞에서 마주하게되면 두근두근 거린다.
그치만 아무리 바이크를 좋아해도
업힐할때 들리는 굉음은 솔직히 짜증난다 ㅎㅎㅎ
아유레디?
광덕슈퍼를 끼고 우회전하면 바로 도마치재 업힐!
5.7km 평균경사도 7%
사진은 시작과 끝만 있을뿐...
워~
어뜨카지너????
끝이 날만~~~한데 이어지는 헤어핀이 보이면 참 이걸 어뜨케야하나.....싶고,
내가 기어를 다 턴게 맞긴 맞는건가~~~하는 쓸데없는 기대감에 애꿎은 시프트만 하염없이 눌러대고...
그렇게 오르고 또 올라 정상에 도착했다.
뒤이어 두명의 라이더가 올라왔다.
나와 같은 코스로 왔다고 한다. 출발시간이 나보다 30분정도 늦은것 같은데....여기서 따라잡혔네;;
지난 이주동안 7천미터를 올랐고, 오늘로 9천미터 찍었다고 하신다ㅎㅎ
뭐 아리랑 팔각정 코스를 하루 왠종일 와리가리해서 만미터 찍은사람도 있다는데 놀랍지도 않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얘기를 하고,
자덕들의 대화에 자연스럽게 묻어서 이야기 나누는 내 모습이 뜬금없이 신기했다.
업힐 매니아 두분은 먼저 출발했고, 난 남은 거리와 성공이 가능한지를 체크한뒤 일어났다.
도마치재에서 가평역까지는 40km 정도 되서 지루할 것 같았는데 다행히 거의 내리막이라 빠르게 쏠수있어서 재밌었다.
가평역도 폐역이 있었구나..
뭔가 음산..했다.
가평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전철을 타면 한시간반이면 집에 가겠지?' 라고 잠깐 유혹 비스무레한 생각을 했지만!!
과감하게 북한강 자전거길로 들어갔다.
이제 포천시청까지 달려야된다. 거리는 40km정도
이 안에 마지막 대망의 수원산이 있다.
포천을 통해서 복귀하는 이유는 북한강 자전거길을 따라서 한강까지 무난하게 가는게 재미없을 것 같았다.
길찾기도 재밌을것같고.. 그게 또 자전거의 묘미니까 ㅎㅎ
자전거길에서 빠져나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는데
배에서 소리도 나고, 휴게소 같은곳이 보이길래 제대로 도로 타기전에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점심엔 설렁탕~ 저녁엔 갈비탕
내가 좋아하는 탕들..
그리고 커피숍에 맥심이라는 메뉴가 있길래 달라고하고 가격을 보니 천오백원.
오.. 뭔가 특별하게 만드는건가? 맥심마끼야로 같은? 하고 기대했지만
주문하고 3초만에 나옴.
...
쩝..
그래도 난 어떤 커피보다도 맥심을 좋아하니까...
그걸로 된거야..
...
이제 곧 어두워지니 서둘러 출발했다.
잡석이 너무 많고, 차들도 심하게 쌩쌩 달려서 도로에 겁없는 나도 가끔 흠짓흠짓 했다.
그리고 약간의 오르막.
이제 오늘의 마지막 수원산 업힐의 시작점인 서파교차로가 보인다.
잠시 멈춰서 스트레칭.
코스를 짤때 주금산과 수원산을 두고 고민했었다.
주금산 : 7.1km /4%
수원산 : 2.5km / 9%
거리 vs 경사
결국 수원산을 선택했는데..
후회는 없다.
뭘 올랐든 똑같이 디지게 힘들었을테니까 -0-;;;
체력도 많이 소진된 상태인데 꾸준하게 10%의 경사가 계속되고 거기다 헤어핀이 계속 용트름을 치고있으니!
가민경사도에 한 7%정도 뜨면 "후~회복하자" 라고 생각이 들정도..
2.5km 인데 진짜 마지막 500m는 끝내주게 힘들었다.
근데 제일 힘들게 했던건 경사도도.. 가도가도 끝이 안나는 거리도 아닌..
날.벌.레.
출발하기전에 버프를 벗었는데 날벌레가 계속 얼굴 주위에서 윙~윙~ 거리며 귀찮게 했다.
손으로 아무리 휘저어도 계속 따라붙는 진짜 진절머리나는 날벌레.
진짜 너..
너!!!!
제발 다 올라갈때까지 윙윙거려라..
내려서..
반드시 주겨버린다.
그렇게 오두방정을 떨면서 힘겹게 정상에 도착했다.
수원산 정상엔 조그만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고, 사진에서 보이는 전망대가 있었다.
올라가보려고 했는데 그보다 먼저 난 아까 그 날벌레를 꼭 죽여야했다.
저~아래 포천시내가 보인다.
흐뭇
...
저녁에 외곽도로를 타는건 상당히 위험하다. 도로상태야 말할것도 없고, 돌이나 홀때문에 조금만 핸들을 크게 틀어도
차가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갈만큼 위험했고, 차들은 인정사정 없었다.
최대한 빠른속도를 내서 의정부까지 왔다. 이제 안전한 자전거길을 타고 집에 가면된다.
경기도청북부청사역
모노레일같은 이 경전철을 꼭 타보고 싶은데 탈일이 없네..
다리 아래로 내려가면 부용천 자전거길이고, 조금만 가면 중랑천자전거길로 이어진다.
드디어 중랑천
감격이다. 중랑천자전거길이 이렇게 반가울줄이야..
이제 집까지 15km.
뮤직
스타트
...
아침에 상봉까지 달린거 합치면 오늘 220km정도 달렸네..
획득고도가 3천이 안된게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계획한대로 타고 온거에 매우 만족한다.
방 창문은 암막커튼으로 확실히 가려놓고,
모든 알람은 중지.
눈이 떠질때까지 자기로
후기 끝
'Essay > Hobb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천-춘천 라이딩 with 얼꼴 (0) | 2015.04.07 |
---|---|
NEW 엘리엇 (1) | 2015.04.07 |
용문~경포대 라이딩 (0) | 2015.04.06 |
2014 제7회 화천 자전거대회 참가 3편 (0) | 2015.04.06 |
2014 제7회 화천 자전거대회 참가 2편 (0) | 2015.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