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31~2015/02/01
작년 겨울. 얼꼴 사람들과 저녁만찬을 즐기던중 어디선가 갑자기 나온 제안.
"설악산 대청봉 가자아~♬"
해서 참가 대원들은 들뜬마음으로 준비를 했었지만,,,, 아쉽게도 대폭설로 인해 입산이 금지되어 관악산으로 다녀왔었다. 그리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다시 일년이 지나 겨울이 돌아왔고
우린 다시 도전!!을 외쳤다.
중청대피소에서 1박을 예약하려면 한달정도 전에 미리 신청을 해야한다. 다행히 예약자가 많이 없어서 여유있게 예약을 마쳤고, 1월 마지막주에 폭설이 내리긴 했지만 다행히 출발 전전날 입산이 허용됐다.
원정대의 리더는 경험많은 썰라씨.
코스는 한계령휴게소 -> 중청대피소(1박) -> 대청봉 -> 오색분소
1박을 하는 등산은 처음가보는 나.
준비물에대한 개념이 없었다. 등산가방도 없다. 차마 회사에 매고다니는 가방을 들고가긴 뭐해서 스물여섯살때 제주도에 자전거 타고 가려고 샀었던 리복 가방을 다시 끄집어냈다. 한 5리터짜리 되려나...;;;
암튼 이거면 충분하지않겠음?? 하고는 이젠 뭘 넣어야되나...고민함.. 속옷이랑......휴지......휴지....음.....
초코바...(코펠, 버너 뭐 이런건 아예 개념이 없었음-0-;)
아이젠은 작년에 샀었고, 스패치라는게 필요할 것 같아서 동네 등산매장에가서 하나 사왔다.
그날밤 소풍가는 어린애 마냥 잠을 설침. 한~ 두시간 잤나..;;
15/01/31 SAT
AM 6:30
새벽같이 동서울터미널에서 모여 버스에 탑승!
대청봉 원정대 멤버는 끄댕형, 나, 쏠라씨, 준언니
버스에 타자마자 따듯~하니 잠이 스르륵...
쩍벌남되어 딥슬립중
한계령 휴게소
정말 눈만 감았다 떴는데 한계령(오색령) 휴게소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 눈이 내리고있었다.
위험한거아님??? 이라는 생각은 등산을 해본 사람이나 하는거...
난 좋다고 신나서 사진찍으며 두리번두리번~ 눈좋아요~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하러 휴게소에 들어갔다. 난 콩나물국밥~
뜨거운 맛의 콩나물국밥
국밥은 MSG를 쫌 써줬으면....하는 마음이 들정도로 무미에 가까웠다.
왠만하면 잘 안넣는 새우젓깔이랑 소금을 몇번 넣어봤으나 들이부어도 소용없을정도의 강려크한 무미..
아침이니 자극적인것보다야 낫지싶었다.
AM10:00
오르는데는 5~6시간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오후 4시~5시쯤 도착할것으로 예상하고 천천히 준비했다.
긴장이 되는지 아무것도 안나오는데 화장실 세번 방문.
등산뉴비의 코디. 미국 SWAT팀에서 나왔냐며ㅎㅎ 이래나저래나 난 블랙덕후
스트레칭으로 몸좀 풀어주고 드디어 출발~~
한계령업힐(양양 → 서울 방향)
살짝 몸풀기용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찬란하게 용트림하고있는 저것은 한계령 업힐!!
후훗~!
내 눈에 들어왔으니 여긴 한번 더 오겠구만ㅎㅎㅎ
한계령 ~ 대청봉 8.3km / 5시간20분
근데 오늘 처음 만난 준형의 캐릭터가 심상치 않다...
이후 그에게 일어났었던 모든일들은 기억속에만 저장하기로 하자
어쨌든 허당을 담당했던 내 캐릭터가 빼앗김ㅎ
시작지점인 관리사무소
여기가 거의 처음 시작부근이고 관리실이 있었는데, 문제는 우리가 약간 지체하다보니 입산허용 시간을 한시간정도 넘겨버려 못들어가게 막으셨다. 빨리 올라가겠다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통과;;;;
돌아가라고 하면 난 무릎 꿇을 마음을 먹고있었음.
암튼 발을 들여놨으니 이젠 빠르게 올라가야한다. 겨울산인데다가 어두워지면 정말 위험하니까
...
겨울산은 몇번을 봐도 경이롭고, 상쾌하고, 화사하다.
대청봉원정대
도란도란 서로 이야기도 나누다가 잠시 풍경에 빠져들기도하고, 또 조용히 혼자 걸어오르기도하며
조금씩조금씩 정상을 향했다.
이미 1000m 높이에서 오르기 시작했기때문에 오른지 얼마 안됐지만 정상에 온듯한 풍경
전에 관악산에서도 느낀건데 이런 장관은 사진으로 아무리 잘찍어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의 발끝에도 못미친다.
기계에 담을수 없음에 한참을 둘러본다.
중청대피소까지 6.9km
엄청 오른거같은데 500미터 왔네ㅎㅎ
갈길이 멀구만!
코스에 난이도가 어려움이 섞여 있었는데 천천히 올라서 그런지 막 힘들거나 그러진않았다. 계단이 많을때는 호흡이 거칠어지긴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계속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한시간에 1km
배가 고파졌지만 전투식량을 데워먹을 시간여유가 없었다.
끄댕형은 내가 봉크오면 어떤지 너무나 잘알기때문에 내가 배고프다고하면 멈춰서 뭐든 쑤셔넣게한다ㅎㅎ
간간히 초코바로 충전!
이번에 해외구매한 고글을 등산에서 개시하게됨
엄청 추울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웠다.
남은거리 1.6km 오늘은 중청대피소까지 가고 내일 아침에 대청봉에 오른다.
우와~ 거의 다왔다!!
여기서 끄댕형과 배낭 체인지~ 수고했어요ㅎ
근데 마지막에 난 앞뒤로 가방 두개 메고 갔었다는 나만 아는 사실.. 유격하는줄 -0-;;
딱히 스포츠에 장비탓을 하지는 않지만,, 등산시 배낭이 좋아야 된다는건 인정. 정확히는 자기에게 맞는 배낭.
난 봉크가 오면 절대 안된다. 멀쩡하다 갑자기 기절함. 몸안에 에너지가 '0'이 될때까지 그냥 배고픈줄만 알고 참는 약간 멍청한능력..
끝청1610m
끝청 도착! 슬슬 하늘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다.
곧 어둠이 몰려올꺼라는 두려움은 없었다.
햇빛에 물들어가는 하늘. 붉은 노을이 주는 감동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설악산에서 바라보는 일몰
끝청을 지나 중청대피소까지 약 500미터 정도 남겨놓고는 완전하게 어두워졌다.
혹시나해서 가져온 후레쉬로 길을 비추며 조금씩조금씩 앞으로 전진했고,
서서히 조그만 불빛이 보이더니 곧 눈앞에 중청대피소가 보이는데 그때 그 해냈다는 기쁨은 무슨말로 표현할수있을까.
대피소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내부도 상당히 깔끔했다. 마치 펜션같은?
모포를 두장씩 받아들고, 방에들어가 짐을 푼뒤 밥을 먹기로했다.
대피소엔 사람들이 꾀 많았다. 도착한 시간이 6시반정도 됐었는데 벌써 자고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청대피소 1박에 7,000원
배가 너무너무 고프니 서둘러 취사장으로!
너무너무 기대했던 저녁만찬
중청대피소 취사장 : 먹는것이 주는 행복함
하이라이트 삼겹살 등장
대청봉에 올라가서 먹는 삼겹살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지글지글..
지글지글....
지글지글.......
언제먹을수 있는거임 -0-?
화력이 약해서 구워지는데 20분은 걸리는..... 여기서 코펠이란것의 중요성을 깨달음
한~~~~참을 인내하고 기다려 삼겹살 한점을 입에 넣는데.. 황홀하다..
취사장이 추워서 바들바들 떨면서도 우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코펠을 최대한 이용하여
밥도 먹고, 라면도 먹고, 고기도 구워먹었다. 다른 테이블 사람들 보니까 소주에 회도 가져오고, 소고기, 불고기 등등
만찬을 즐기더라. 다음엔 우리도 잘 준비해오자고 다짐다짐.
2대피소에 배정됨. 밥먹고 자러 왔을땐 우리 모포 6장중 3장만 남아있었다. 도벽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도난에 주의하시길.
9시쯤 식사를 마치고, 조용히 잠자리로 향했다. 군대 이후로 오랜만에 모포를 덮었다 ㅎㅎ 형들한테 굳나잇하고 눈을 감았는데 얼마안돼 뭔 돼지같은 느낌이 왼쪽에서 감지됨. 이 인간 코를 고는데 아주 자지러지게 골길래 이어폰을 귀에 쑤셔넣고 버티는데.. 설상가상 아주 기가막히게도 이 돼지가 나를 껴안기 시작함. 발로차도 겁나 뚱뚱하셔서 꿈쩍도 하지않음 -0- 도망치고 싶어 오른쪽으로 이동을 해보았지만,,, 고마운 우리 준형이 오른쪽에서 나를 압박하기 시작함. 우준형 좌돼지가 양쪽에서 껴안아댐. 안잔다안자ㅜㅜ 간신히 뿌리치고 대피소 밖으로 뛰쳐나왔더니 태풍의 눈에 들어온줄;; 얼음동상 되겠네-0-;; 대청봉 등반중 이 밤이 가장 큰 시련이다.. 발로 걷어차도 안일어나는 이 두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새벽 다섯시에 겨우겨우 잠들어 한시간 잤다 아.. 졸려 ㅜㅜ .... 아침은 어제 못먹은 전투식량! 은근히 맛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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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천국으로 갔다와서 군일일때도 안먹어본 전투식량.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본 대청봉 정상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하산한다
셀카봉으로 사진도 찍고, 같이 못 온 우형에게 영상도 찍어보낸뒤 대청봉을 향해 출발!
조금 올랐을뿐인데 중청대피소가 벌써 조그매졌다.
그리고 드디어
대. 청. 봉.
이야~~~~!!!
신난다~~~~
내가 대청봉에 오르다니!
추운지도 모르고 한참을 놀았다ㅎㅎㅎ
...
오색방향은 엄청 가파르다. 내려가는데 엄지발가락이 신발 앞코에 눌려서 너무 아팠다.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방법이 좋은듯하다.
날이 따듯해 산 아래쪽은 눈이 거의 다 녹아있었다.
중간에 아이젠도 벗고~
남설악탐방지원센터
하산완료~
갑자기 나온 도로가 굉장히 낫설게 느껴졌다.
반찬으로 나온 묵무침(?) 최고였다.
반찬치고 맛이 고급스러워서 리필하기가 미안할정도..
어제 완벽하게 못먹어 한이된 삼겹살
이런데서는 비싼거 안따지고 먹고싶은거 다 먹는거다.
집으로 가는 버스는 일요일 오후라 차가 엄청 막혔다. 그리고 별로 안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부터 삼일간
종아리에 알베겨서 수영하는데 힘들었다;
좋은 경험
즐거운 시간
하산하면서 이야기 나온 다음 코스는
공룡능선
덜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