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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Hobby

관악산 등산

2014/02/08

 

 

 

나에게 등산이란?

 

 

 

아예 관심도 없었다 ㅡㅡ;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어서 어딜 올라가는걸 싫어하기도 했고.. 어렸을때 안좋은 기억도 있어서 거부감도 있었다.

 

그랬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나를 몰아붙이는 운동에 재미를 붙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등산에도 관심이 생겼다.

비록 갑작스럽게 산행을 한거였지만, 지난번 북한산을 오르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나름 재미도 있었고

 

이런 타이밍에 한달전 얼꼴모임에서 겨울산에 가자는 얘기가 나왔었다. 

끄댕형이나 쏠라씨, 용형은 워낙 활달해서 여행이나 등산을 많이 가본 사람들. 

  그 자리에 모인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한 시민중에 나만 추가로 동참하기로 했다.

 

그들이 정한 곳은 바로~

 

 

설악산 대청봉 

 

 

대청봉이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바로 들었던 생각은 

 

'도전해 보고싶다. 근데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움과 설레임이 몸을 한바퀴 살짝 감돌때쯤 대청봉원정대 밴드에 초대 되었다.

가입안하면 반드시 물어뜯긴다..

무조건 가야되는거...

 

그렇게 정해지고 나서부터는 일사천리로 대청봉 가는 계획이 세워져 갔다.

2주전에 미리 1박을 위한 중청대피소도 예약해놓고, 각자 장비들도 완벽하게 준비해 나갔다.

난 등산화랑 아이젠, 스패츠를 사고 이런저런 대청봉 등산 후기들을 보며 감을 잡고있었다.

 

 

 

그. 런. 데..

 

 

 

일주일전부터 D-Day를 계산하며 설레여하던 멤버들에게, 출발 바로 전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설마설마하며 전화까지 해봤는데 입산자체가 금지라고한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소식을 공유하고 다들 멘붕상태에 빠졌다.

난 토요일 일요일 빡세게 다녀와서 월요일 창립기념일에 푹 쉬려고했었는데...큭...  

 

일단 설악산은 안된다니 그럼 내일은 어떻게할지 이야기 나누다가 어차피 산에 가려고했던거 서울에 있는 아무 산이나 가기로 했다.

설악산에 꽂혀있었던 사람들이라 다른산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멘붕을 이겨가며 결정한 산은?

 

 

    

관악산 

 

 

 

 

...

 

 

 

 

 

다음날 오전 9시 

(뭐든 하려면 일찍일어나야 하는데 그게 정말 힘들다;;;) 

 

 

설악산 준비물의 반을 걸러낸 가벼운 가방을 메고 약속장소인 사당으로 나갔다. 

 

 

눈내린다~ ㅎㅎ좋구만. 

 

 

길을 잘 몰라서 전문 등산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따라갔다.  

 

 

 입구에서 안내도를 보며 오늘 코스를 정하는중 

 

사당역-관음사-마당바위-연주대(629m)-하산코스는 올라가서 결정하기로..

 

 

 

 

 

 

시작부터 가팔라서 좀 놀람 

 

 

암벽을 하나 올라가는데 다리를 찢어들어야 겨우겨우 올라갈 수있었다.  

  우형이 먼저 올라가서 나한테 손을 뻗었는데..

왼쪽 다리를 최대한 찢어 올려보았으나 도대체가 디뎌야할 바위틈에 발이 안닿는 것이였다!

 

 

헐...형!!! 다리가.... 다리가 더 안찢어져요!!

더 해봐! 할수있어!!

으아아아아!!!!!!!!! 

 

 

바위에 다리하나 걸쳐놓고는 버둥버둥 거리고 있으니..

뒤에서 멤버들은 웃느라 정신없고, 등산객들 웃음 참는거 다들리고ㅡㅡ;

 

 

안닿아! 안닿아!! 안닿아!!!!!! 

찢어져!!!!!!찢어져라 쫌!!!!!! 

나 태권도 선수였는데!!!!

 

 

쳇..어쨌든 난 발바닥을 바위에 비비고 손으로 끌어올려서 고통스럽게 겨우 틈사이에 발을 끼워 걸쳤다. 

 

아.. 다리가 너덜거려....

 

 

 

 

멀리 사람들의 행렬이 보인다.

 

 

계단이 아래가 뚫려있어서 진짜 다리가 후둘후둘;;;

그때서야 아.. 나 고소공포증이 있었지..ㅡㅡ;;

 

 

앞을 보면 여기가 정상같은데.. 

 

 

아래를 보니 아직 시내가 가까이 보인다ㅎㅎ 한~~참 더 올라가야 된다.

 

 

능선따라 만들어놓은 계단. 

어떻게 만들었을까.. 

 

 

한시간정도 오르고 잠시 휴식시간.

쏠라씨가 가져온 과일과 음료를 반강제적으로 먹었다.

가방이 무겁다고...

 

 

 

눈도 점점 많이 내리고 등산객들이 주섬주섬 아이젠을 신길래 나도 착용! 

처음 신어보는건데.. 

 

 

와우! 언빌리버블!

 

진짜 겨울등산엔 아이젠이 진리인듯

워킹에 자신감이 붙는다.

 

 

 

아이젠도 안끼고, DSLR을 손에들고 오르는 끄댕형.

옛날부터 무모해보이는 행동을 자주하는데 이상하게 불안하거나 걱정되지는 않음ㅎㅎ 보면 또 욕을 하겠지

 

...

 

두시간쯤 올라온 관악산 풍경

 

이제부터는 바라보는 곳 어디든 아름답다.

 

 

마치 잘 만들어놓은 겨울 세트장을 걸어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던 길

 

 

저 하얀 비닐안에 사람들이 들어가있다.

추우니까 저렇게 큰 비닐 안에 들어가서는 간식을 먹고있었다.

 

 

우리도 간식타임!

멤버들이 이것저것 싸와서 맛있게 먹었다. 고추장볶음 전투식량, 라면밥은 군대에서도 안먹어본 처음 접하는 음식들..  

 

 

먹으면서 가만있으니까 금새 추워져서 얼른 고고고!

 

 

눈이 더더더 내리기 시작했고, 두개의 코스가 만나는 지점이라 사람들도 많아져서 정체구간이 자주 생겼다.

 

 

 

. .. 

 

 

 

 

눈꽃 

 

 

나무에 하얀 눈꽃이 만개했다. 솜털같기도하고.. 뽀송뽀송하니 왠지 포근한 기분마저 들었다.

 

 

 

 

 

 

 

 

 

 연주암까지 50분! 

여기서부터 길이 진짜 험했다. 걸어가는건지 기어가는건지 모를정도;;

 

 

사진 왼쪽은 절벽이다;; 

발가락까지 떨렸다..

 

 

밧줄은 꼭 잡아야되고, 바위 곳곳에 쇠가 박혀 있을정도로 발을 디딜 곳이나 잡을곳이 마땅치가 않은 곳이다.

 
 
 
 
...

 

 

 

 

저기 안개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것이 연주대 통신탑?

거의 다왔다 

 

 

 


 올라......쏠라프.. 

만들어놓고 두고가야지~ 했으면서 가면서 머리 박살냄

이유는 모름-0-;;;ㄷㄷㄷ

 

 

 

쇠사슬을 잡고 바위를 타고 올라가야되는 마지막 난코스를 지나면!!??

 

 

 

 

 

 

 

짜잔~~~!!  

 

 

 

 

아까 보였던 통신탑이 나타났다.

엄청크네..

 

 

여길 미끄러지듯 내려가면 끝. 내려가고 있는데 뒤에서 쏠라씨가 미끄러지면서 날 발로 걷어차고 안전하게 내려옴. 

 

 

 

 

삼각김밥처럼 생긴 돌에 관악산이라고 세겨져있다.

 

 

정상에 오다니.. 아.. 뿌듯해..

 

 

자전거 탈때도 어딜가나있는 고양이..

등산할때도 있네ㅎㅎㅎ 

 

 

 

연주대에서 조금더 올라갈수있는 관악산 기상레이더센터

 

 

 

 

 

아인젠 벗기 귀찮아서 안들어감

 

 

 

...

 

 

 

 

 

이제 하산~

 

 

서울대입구역, 과천역, 사당역 원하는 코스대로 내려가면 된다. 

 

 

과천쪽으로 내려가면 조금 안전하지만 오래걸리고,

서울대입구역 쪽으로 내려가면 빠르지만 암벽이 많다고한다.

 

네명중 두명만 아이젠이 있었기에 한개씩 나눠 착용한뒤 암벽타고 내려가기로 결정;;

 

 

 

한사람씩 내려가야만 했다.

한번은 둘이 내려가다 줄이 엉키면서 그 줄이 내 몸을 확 밀어내는데 진짜 옆으로 날라가는줄 알았다;;  

으악! 하면서 아이젠낀 발로 간신히 버팀;

 

 

 

 

많이 빡셌지만 빨리 내려왔다. 내려오는데 한시간반? 총 5시간반 정도 걸렸다.

대청봉은 올라가는데만 8시간이라고....

 

 

터벅터벅 내려오다보니 도로가 나왔는데...

 

 


음...??

 

여기 와본거같은데...

 

 

흠...

 

 

 

 

 

 

오홋!

 

 

서울대네?? 서울대로 이어지네? ㅎㅎㅎㅎ

작년에 로드입문하고 얼마안됐을때, 엄청 긴장하면서 도전했었던 서울대 업힐코스

그때는 밤에 왔었는데, 낮에보니 또 새롭다.

얼꼴 멤버들한테 여기 자전거로 기록 재는데라고 하면서 막 신나서 얘기하는데.. 

나만 신났음. 아무도 안들어 ㅡㅡ;.. 언젠간 데려온다..

 

 

다들 쫄쫄 굶은 상태라 약간의 봉크가 온 상태.

뭐든 먹으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끄댕형 집이 가까워서 급하게 맛집이 된것같은 망원동 삼겹살 먹는데이

 

솔직히 맛있는건 인정ㅋㅋ

 

배터지게 먹고 삼겹살 냄새에 땀냄새 폴폴 풍기며 집으로 무사복귀 했다.

 

 

 

괜히 '악' 자가 들어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워서 힘들기도했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산 정상에 계신 어떤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단다. 

 

등산의 즐거움을 젊었을때 알게돼서 좋겠다고

 

 

 

 

 

 

등산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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