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13 목요일
국도방에서 일요일 유명산 라이딩 벙개가 떴다. 벗고개~서후고개~중미산삼거리~유명산까지.
가고는 싶은데 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돼서 선뜻 참가신청을 못하고 있었다.
지난번 휠바꾸고 갔었던 북악아리랑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기록 20분44초라는 기록을 남겼고..ㅜㅜ
그 주에 슬렁슬렁 로라 한번 굴린게 전부인데.. 과연 유명산코스를 온전히 클리어 할수있을지 내 몸에대한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래서 체크해볼겸 저녁에 북악으로 향했다.
오늘의 아리랑 공략 작전은~
처음부터 쏘지말자!!
...
흠.. 그렇게 무리해서 오르지도 않은거같은데..
마지막 코너를 돌려고 일어서는 순간 왼쪽 종아리에서 울컥거림이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헉!
이런씨..
쥐나면 안되니까 더는 무리하지 않고 팔각정까지 왔다.
기록은 뭐 안봐도 20분대
그건그렇고 갑자기 날씨가 싸나워졌다. 연인들도 추운지 위에서 하나둘 내려오는데
계단에서 쫄쫄이입고 당장이라도 죽을것처럼 콜록콜록 거리는 남자를 신기하듯 처다본다.
ㅁㄴㅇㄻㄹㄹ 힘들어..
영혼이 돌아오면서 조금 진정이 되니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미친생각
20분대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한채로 씁쓸하게 집에 돌아가는게 싫었다.
그렇다고 다시 아리랑을 오르는건 무리니까, 초소삼거리 업힐하고 복귀하는걸로 결정했다.
다운힐 들어가기 바로전까지도 솔직히 조금 고민했지만,, 이미 자전거가 기울었음ㅡㅡ;;
바들바들 떨면서 내려가서 켁켁 거리며 올라가는데
아까 나에게 인사한 쥐새끼가 왼쪽이고 오른쪽이고 아주 댄싱할때마다 난리가 났다.
으아....안돼...
울컥울컥!
아으....
그렇게 조심~조심 꾸욱꾸욱 페달질해서 겨우 다시 팔각정!
너무 추워서 쥐는 집에가면서 푸는걸로 하고 내려왔다.
근데 길음에서 픽시한대가 폭풍페달질을 하며 나를 제친다.
내가...
내가 쥐가났어도..
로드다..
이 픽시가!!!!!!!!!
깔끔하게 처단하고 종아리 부여잡고 집으로 들어옴
다음날
일단 일요일 유명산 라이딩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른쪽 종아리가 계속 아픈건 꼭 나아야 했다.
...
일요일 아침
두근두근
집을 나서는데 두가지가 걸린다.
사이클만 모이는 벙개이고, 작년 라이딩 후기들을 봤을때 이번에 가시는 분들이 모두 굇수들인 것 같다는 것과
오른쪽 종아리가 완벽한 상태가 아닌것!
음.. 그래도 전체적인 컨디션은 괜찮은듯?
나는 잠실철교에서 합류하기로 해서 한시간 잡고 여유있게 집에서 나왔다.
오후에는 따듯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아침날씨는 많이 차다.
잠실철교에서 기다리는데 후덜덜한 로드무리가 내 앞에 일렬 종대로 쭈왁 멈춘다.
다들 입가에 여유있는 미소를 띄우고 있었지만, 매우 상기되있는 얼굴 인걸로 보아 굉장히 쏜 것 같았다ㅡㅡ;;;
간단하게 인사한뒤 바로 출발!
...
그 이후로..
평지 아우터 고정
정말 빨랐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평속.
27키로~39키로까지 막 그냥 막...
ㅎㅎ
음~~~ 재밌었다.
다행히 따라가는데 벅차거나 그러진 않았고.. 평지에서 느끼는 사이클의 속도감이 매우 신났었다.
팔당대교 밑~
잠깐 쉬면서 영현님과 다봉님, 강산애님과 인사를 나눴다.
팔당역 부근에서 자전거도로로 올라가지 않고 국도를 타고 양수역까지 갔다.
위험하긴 하지만 훨씬 빠른거같다. 사람도 없고 막 쏘니까ㅎㅎ
...
양수역 도착~
내 엘리엇이 이런 로드부대에 껴있다니...
양수역에서 간단하게 에너지를 섭취하고(이때 뭐라도 하나 먹지않았던게 나중에 문제가 됨;;)
메인코스들 만나러 출발~~
말뚝선두 영현님. 대단하신듯;;
바람이 불던 말던 평속엔 변함없음.
난 업힐에서 이 두분을 절대 따라갈 수 없었다 ㅜㅜ
너무나 가볍게 오르는 모습을 보면 멘붕;; 실력에서 우러나오는 포스가 정말 진했다.
그리고 나
전에 왔을때도 그랬는데 난 서후고개가 정~~~말 길게 느껴진다.
후아~~
힘들다 ㅎㅎ
혹시나해서 종아리에 살짝 힘을 줘봤는데 역시 위험수위다.
황급히 쪼물락쪼물락 거려서 풀어주고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중미산~유명산 업힐에 들어갔다.
...
조용히
아무말없이
그저 거친 숨소리만 맴돌뿐이다.
핫둘핫둘!
열심히 페이스 조절하면서 오르고있는데
중미산삼거리에서 유명산 업힐로 진입하는 순간 듣기싫은 소리가 들린다.
꼬르르르르...ㄱ
꼬륵꼬륵 꼬르르르르...
어..
?!
...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아... 힘없어;;
힘이 안들어가니까 페달질이 아주 비실비실 거린다.
봉크가 오다니ㅜㅜ
배고픔에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상태로 올라가는데
고래님과 영중님이 정상찍고 다운힐하시며, 다들 중미산삼거리까지만 오르고 기다리고있다고 바로 내려오라고 하신다.
그렇게 정말 쥐어짜내서 겨우 유명산까지 클리어하고 바로 미친듯이 다운힐.
내려가니 삼거리에 식당이 있었다.
우와우와~
단체샷
유명산 다운힐은 넓고 코너가 완만해서 굳이 브레이크를 많이 잡을 필요가 없다.
문제는 렌즈를 끼면 다운힐할때 눈을 제대로 뜨질 못한다.
찬바람이라 금새 뻑뻑해져서 실눈뜨고 내려와야되는데 보통 괴로운게아님.
정말 진지하게 라식을 고민하고있다.
암튼 원래 계획은 양평역에서 갈비찜을 먹으려했는데
간단하게 먹은 라면의 포만감이 너무 컸다.
그래서~ 라이딩은 여기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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