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0/25
두번째 속초 라이딩
올해는 속초라이딩을 갈 생각이 없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암튼 그래서 지난번에 강릉라이딩으로 다녀온건데...
작년에 로드 입문하고 제일 기억에 남는 라이딩은 속초였고, 더 추워지기전에 그런 추억을 얼꼴멤버들에게도 남겨주고 싶었다.
입문자 코스인 용문-속초가 쏠라씨나 끄댕형에겐 이젠 샤방난이도가 되었지만,,
(짱짱맨 우형은 선약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며 시간표를 짜봤다.
계획하다보니 작년에 정말 천천히 간거였더라.. 뉴비였으니 당연한거였지만-0-;;
전날 바람방향을 보니 매우 좋은 순풍이였고, 스트라바에서 주요 업힐구간들을 봤는데 딱히 어려운 등급은 없었다.
그래도 내기억속의 미시령은 어마어마하게 힘들었기에 긴장이 되긴하더라.
(작년에 무정차로 오르긴했었지만, 무한갈지자에 속도는 걷는것보다 느린 3~4km/h 였으니...)
암튼 조금은 타이트하게 계획을 짜고 멤버들에게 알려주었는데 약간 투덜투덜 거렸지만 이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14/10/25 SAT
용문
새벽열차를 타고 용문에서 모였다.
다행히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는 용문역.
사실 일주일전부터 오늘 비온다고 했었는데, 역시나 전날 기상예보가 바뀌었다. 그래도 비는 오지않기를...
쏠라씨표 멸치주먹밥! 아침을 먹고왔는데 맛있어서 하나 다먹었다.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슬슬 출발준비를 했다.
끄댕형과 케인.
끄댕형 케인을 보고있으면.. 뭔가 안쓰럽고.. 괜히 미안하고.. 애가 참 착한거같고.. 뭐 그런 생각이 든다ㅎㅎㅎ
출발전 마지막으로 코스랑 시간 확인!
레츠고!
초반 20분정도 워밍업으로 몸좀 풀어준뒤 괜찮겠다 싶어서 평속을 32정도로 올렸다.
딱붙어서 따라오길래 괜찮은줄알고 계속 진행하려고 했는데 10km쯤 넘어서는데 언덕에서 쏠라씨가 갑자기 흐르기 시작했다.
어라;; 속도를 줄이고 상태를 물어보니 많이 힘들다고했다.
급하게 용머리 휴게소에서 휴식.
워밍업이 덜된상태에서 내가 너무 끌었던게 문제였다;;
휴게소에는 너무너무 사랑스런 백구가 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견종!
가까이가면 다리에 찰싹 붙어서 꼬~옥! 껴안아주는데 얼마나 포근하게 안기던지 ㅎㅎㅎ
진짜 개귀여움. 또 보러올께~
워밍업이 다 되었는지 초반보다 더 빠른페이스로 끌었는데도 충분히 여유있는 표정들이였다.
홍천 만남의 광장까지 직행!
순풍의 세기가 엄청나서 속도가 40 가까이 올라가도 힘이 별로 들지않았다. 전에 짱짱맨이랑 달렸을때 기록보다 30분이나 단축했으니..
왠만하면 터널은 피하려고 며느리고개터널도 우회도로로 가려고했는데 직접보니 도로상태가 너무 안좋았다.
완벽한 비포장도로. 터널길이도 길지않으니 그냥 통과하기로했다.
홍천
두번째 휴식지점인 홍천 만남의광장에 도착했다.
휴게소에서는 절대. 저~~~~얼대로 원두커피 이런거 사먹지 말아야된다.
진짜 너무 날로먹는듯..
잠깐 숨만 고르고 다시 출발.
끄댕형이 허리 아프다고해서 쉴만한곳으로 그냥 들어왔는데 경치가 좋네.. 장남길 이란다.
국도로 가도되지만, 이쪽으로 통과하는게 좋을듯싶다.
68km
반정도 달렸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있어서 여유있게 휴식시간을 가지기로했다.
따듯함이 느껴져 정감가던 그런 곳.
엘리엇, 케인, 지금은 떠나간 돌밍이
...
인제 가는길에 남전교를 지나며 탁트인 경치에 반사적으로 정지를 외쳤다.
인제
인제터널 우회하는 이 도로는 군축교로 이어지는데, 지금까지 차에 치여서 힘겹게 달려온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수있는 곳이다.
도로 포장상태도 좋고, 깨끗하고, 양쪽으로 펼쳐진 단풍나무들은 정말.....
이맛에 라이딩하는거 아니겠는가!
인제를 가려면 넘어야하는 가넷고개.
...
점심시간!
인제 시내에 들어가니 곳곳에 타이어들이 엄청많고, 무슨 행사진행 하는곳이 많았다. 궁금해서 알아보니 인제바퀴축제란다.
바퀴축제... 뭐 바퀴의 소중함을 되새겨보자는.. 그런.. 의미가..
그래.. 자전거도 휠이 중요하니까..
암튼,, 우린 밥집을 찾아야했다.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았지만, 그래도 아무데나 가지는 못하겠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마땅히 눈에 확들어오는 곳이 나타나지 않았다.
쏠라씨가 시장쪽으로 들어가보자고해서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바로 이곳이야
구수한 시골밥상.
따듯하게 밥한그릇 뚝딱 헤치운뒤 두발 쭉! 펴고 푹쉬기로 했다.
끄댕형은 거의 날밤새고와서 계속 졸리다고 하더니 눕자마자 딥슬립ㅎㅎㅎ
한 십분정도 눈붙이더니 갑자기 벌떡일어나서는
"이제가자!"
미시령
이제 미시령까지 얼마 안남았다.
둘다 별로 걱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가 더 긴장한듯..-0-;;
짧지만 잘만들어진 자전거도로로 들어왔는데 소양강이 너무 맑아서 잠깐 멈췄다.
내설악광장휴게소를 지나 조금만 가면 자전거도로라고 도로바닥에 대문짝만하게 써져있어서 화살표대로 들어가면,
속초 코스중에 가장 멋진풍경을 담고있는 길이 멋드러지게 펼쳐진다.
미시령을 만나기전 마음을 가다듬을수 있는?ㅎㅎ
사진찍으며 놀고있는데 다른 로드무리가 왔다.
우리보다 한시간정도 늦게 출발한 팀이였는데, 별로 휴식은 안취하고 달린듯했다.
단체사진을 부탁하고 바로 출발하길래 늦기전에 우리도 뒤따라 출발했다.
앞그룹에는 여성라이더분이 한명 있었는데 장비가 화려했다.
뒤따라가며 쏠라씨한테 미시령에서 이겨버리자고 슬쩍 얘기했더니 왠일로 부릉부릉 한듯 보였다ㅎㅎㅎ
그런데 아뿔싸...
갑자기 뒤에서 쏠라씨가 펑크!!!펑크!!!
"어? 누가 펑크??"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
이런...
교체한지 얼마되지않은 뒷타이어가 실란오바이트를 거침없이 뿜어대고 있었다.
뭔가가 깊숙히 박혔다 떨어져나갔는지 날카롭게 찢어져 있었다.
보글보글
꿀렁꿀렁
잠깐 걱정하는듯 보였던 쏠라씨는 "캬하하하 난 이런거 본적있지!잘안막히던데?! 냐하하하! 어떻해??ㅎㅎㅎ" 하면서 프사삼매경...
아침에 출발하기전 "어? 튜블러네? 펑크 괜찮은겨?"라는 괜한말을 꺼내주었던 끄댕형은 "막힐꺼야 ㅋㅋㅋㅋ" 하고는 유유히 담배타임...
조심스럽게 굴려도보고, 아래쪽으로 향하게하고 한참을 기다려봤지만.. 내 바램과는 다르게 점점 더 쏟아져나오는 실란트.
결단을 내려야했다.
머리를 굴려보자 원기야.. 머리를...
여긴 택시잡기가 가능한 지점도 아니다!
경험상 이정도 상태라면 공기가 급속도로 빠지지 않는다!
난 가볍고!! CO2는 충분하다!!
남은거리는 20km!
휠에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해볼만해..
완전히 대책이 없어져버리기전에 서둘러 출발하자고 했다. CO2로 공기를 넣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미시령으로 향했다.
미시령산채에서 잠깐 상태를 확인해봤는데 아직도 공기가 세어서 보글보글 거리지만 그래도 실란트가 최선을 다해 버티는 것 같았다.
다시 CO2 주입..
버텨라..버텨줘!!!
긴장이고뭐고 타이어 사망하기전에 미시령 업힐 시작!
카메라에 실란트가 계속 튀어서 끄댕형한테 맡겼는데 깜빡하고 그냥 올라가버렸다.
온신경이 타이어와 바람에 집중되었다.
가볍게오르자! 가볍게!
슉슉슉슉
결론만 얘기하자면,,
미시령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다. 경사도가 심한구간이 있긴한데.. 그냥....그냥....ㅎㅎ
단지, 이날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댔는데 앞에서 불었다 뒤에서 불었다 옆에서 불었다-0-;;
가만히 서있는데 몸이 휘청거릴정도.
예상한대로 끄댕형도 쏠라씨도 무사히 무난하게 미시령 정복! 내년에는 역방향으로 코스를 짜봐야겠다.
더있다가는 바람에 날라갈 것같기도하고, 점점 추워져서 서둘러 내려가기로 했다..
속초
빛의속도로 다운힐하여 속초도착!
우형이 강추했던 소라엄마튀김집을 찾아서 한참을 헤맸다. 배고픈데 사방에서 튀김냄새가 진동하니 미칠지경;;
그냥 아무데서나 먹으면 안될까??? 하며 한계에 다다를때쯤 집념의 끄댕형이 찾아냈다.
우아!!! 오징어튀김!! 오징어튀김!!
슬금슬금 해가 넘어가고..대포항을 바라보며 튀김을 순식간에 흡입했다.
맛은... 서울 어디에서나 맛볼수있었던 일반적인 튀김의 맛.
솔직한 맛평가
버스시간이 조금 남아서 커피숍에 들어가 몸좀 녹이다 터미널로 갔다.
버스표를 예매하려고 들어서는데 먼저 온 자전거들이 많았다.
좌석이 있다해도 자전거를 싣을수 없는 상황.
어쩔수없이 한시간반뒤 차로 예매하고, 시간이 많이 남아 이렇게된거 만석닭강정이나 먹으러 가기로 했다.
끄댕형이 검색하더니 근처에 있다며 찾아갔는데, 난 치킨집 같은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닭강정 찍어내는 공장. 본점이였다ㅎㅎ
일단 사서 나오긴했는데.. 먹을데가 없네..
오늘 컨셉은 길에서 식사하기ㅎㅎㅎ
바로옆에 공원에 들어가 벤치에서 닭강정을 먹었는데.. 이 맛도 흔하디흔한 닭강정맛!
반정도만 먹고는 추워져서 또 커피숍에 들어가 시간떼우다 시간맞춰 터미널로 향했다.
마무리
순풍 버프받아 신나게 달리고왔다.
날씨도, 경치도 좋았던만큼 좋은 추억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후기 끝.